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반도체 가격 급등이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IT 기기 가격을 밀어 올리며 디지털 취약계층의 생존과 교육 기회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노트북 300만 원 시대, AI 반도체가 촉발한 칩플레이션의 습격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치솟는 '칩플레이션' 현상이 현실화했습니다. 과거 필수 가전이었던 노트북과 스마트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일반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신 노트북 라인업 가격이 전작 대비 최대 40% 이상 인상되면서 IT 기기가 더 이상 보편적인 도구가 아닌 고가 사치품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러한 하드웨어 가격의 고공행진은 단순히 소비 위축을 넘어 사회 전반의 디지털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삼성·LG 최신 노트북 가격 42% 폭등, 물가 지수 10개월 연속 상승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컴퓨터 소비자물가지수는 95.42를 기록하며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1% 오른 수치입니다. 개별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은 더욱 가파릅니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 북6 프로(35.6cm)’는 341만 원으로 전작인 ‘갤럭시 북5 프로’(255만 8,000원) 대비 약 33.3% 인상되었습니다. LG전자의 ‘그램 프로 AI 2026(40.6cm)’ 역시 381만 원으로 책정되어 전작(269만 원)과 비교해 41.6%라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D램 가격 한 달 새 23% 급등, AI 열풍이 부른 부품 공급난

가격 폭등의 근본 원인은 AI 산업 확장에 따른 반도체 공급 구조의 변화에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PC용 D램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조사 결과, 지난달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1.50달러로 전월 대비 23.66% 급등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로 올해 전 세계 노트북 생산량이 전년 대비 최대 10.1%까지 감소한 1억 7,300만 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끊긴 기부의 손길, 취약계층 청년들의 디지털 자립 가로막아

기기 가격 상승은 구호 단체와 자립 준비 청년들에게 직격탄이 되었습니다. 굿네이버스 등 NGO 단체에 따르면 IT 기기의 높은 단가로 인해 후원 물품이 생필품으로 대체되는 등 후원율이 급감했습니다. 중고 IT 기기를 기부받아 지원하는 비영리IT지원센터도 과거 연간 100대 수준이던 기부 물량이 최근 20~30대 수준으로 70% 이상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양육시설 청소년과 자립 준비 청년들은 온라인 학업뿐만 아니라 행정 및 취업 절차에서 필수적인 IT 기기를 구하지 못해 사회 진출 초기 단계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PC·스마트폰 렌털 시대 오나,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미래

반도체 가격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하드웨어 소유 모델 자체가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6’ 역시 전작 대비 가격 인상이 확실시되는 등 인플레이션은 전 분야로 확산 중입니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미래에는 개인이 PC나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대신 매달 비용을 지불하고 빌려 쓰는 ‘렌털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가계의 고정 지출 부담을 늘리고 디지털 자산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