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국내 배터리 3사가 로봇을 차세대 핵심 먹거리로 낙점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고출력·고밀도 기술력을 앞세워 15조 원 규모의 로봇 배터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캐즘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로 로봇 시장을 선택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각기 다른 폼팩터 강점을 내세워 글로벌 로봇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로봇용 배터리는 좁은 공간에서 높은 출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만큼,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한 고지로 평가받습니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전 투입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수요도 급증할 전망입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배터리 셀 시장은 2040년 약 105억 달러(약 15조 2,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단순 공급을 넘어 설계 최적화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LG엔솔, 46시리즈 앞세워 테슬라·현대차 로봇 생태계 주도
LG에너지솔루션은 고출력 모터 구동에 최적화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 배터리는 기존 2170 대비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향상된 차세대 규격입니다. 현재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현대차의 '아틀라스' 등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공급사로 거론되며 강력한 파트너십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김동명 LG엔솔 사장은 최근 "대부분이 알고 있는 로봇 업체와 관계를 맺고 있다"며 6개 이상의 글로벌 고객사에 배터리를 공급 중임을 시사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의 높은 생산 효율과 검증된 신뢰성을 바탕으로,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휴머노이드 양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구상입니다.
원통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맞춤형 폼팩터로 서비스·물류 로봇 시장 공략
삼성SDI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과 손잡고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기존 전동공구용 배터리를 전용 제품으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재 서비스 로봇 '달이'와 '모베드'에 배터리를 적용하며 실생활 밀착형 로봇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SK온은 파우치형 배터리의 유연한 설계를 무기로 내세웠습니다. 현대위아의 물류 및 주차 로봇에 맞춤형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며 다각화를 추진 중입니다. 파우치형은 공간 활용도가 높아 형태가 다양한 특수 목적용 로봇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미래 승부처 ‘전고체’, 로봇 안전성 높일 게임 체인저 부상
화재 위험이 없고 밀도가 높은 전고체 배터리는 사람과 공존하는 로봇 시대의 필수 기술로 꼽힙니다. 삼성SDI는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3사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미 고객사 샘플 테스트를 마친 상태입니다. SK온은 양산 시점을 2029년으로 앞당겨 시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용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 면에서 우위가 있어 로봇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며, 향후 프리미엄 로봇 시장에서의 비중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설계 최적화와 양산 능력이 로봇 배터리 주도권의 핵심
로봇은 기기마다 형태와 구동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사의 요구에 맞춘 '설계 최적화' 능력이 곧 경쟁력입니다. 배터리 업계는 니켈 함량을 조절해 출력을 높이거나, 제한된 공간에 맞게 크기와 용량을 조절하는 기술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비록 단기적인 매출 비중은 전기차 대비 낮을 수 있으나, 피지컬 AI의 발전으로 로봇 상용화가 가속화되면서 배터리 업계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 확실시됩니다. 국내 기업들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과 빠른 양산 체제를 결합해 다가오는 로봇 시대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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