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봇 관절 독립 선언, 14조 휴머노이드 액추에이터 시장 정조준
국내 로봇 기업들이 제조원가의 최대 6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며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LG 액추에이터 악시움(AXIUM)/사진=LG전자
휴머노이드 로봇의 움직임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Actuato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총공세가 시작되었습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를 결합하여 로봇의 관절과 근육 역할을 수행하는 구동 장치로, 로봇 완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로봇 부품의 국산화율이 40%대에 머물러 있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지만,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독립을 위한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원가(BOM)에서 액추에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 30%에서 최대 60%에 달합니다. 시장조사업체 밸류에이츠는 글로벌 휴머노이드용 액추에이터 시장 규모가 오는 2031년까지 약 98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4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단순 조립을 넘어 핵심 부품의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하여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대기업 주도 공급망 재편, LG전자 '악시움'부터 현대차 '아틀라스'까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자체 브랜드 론칭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액추에이터 시장 진입을 구체화했습니다. LG전자는 가전 분야에서 쌓아온 세계적인 모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 전용 액추에이터 브랜드인 '악시움(AXIUM)'을 출범했습니다. LG전자는 현재 악시움의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7년 공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사 로봇 탑재는 물론 외부 수요처에 대한 수주까지 고려한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공급망에 본격 합류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8년으로 예정된 아틀라스의 3만 대 양산 일정에 맞춰 최적화된 액추에이터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삼성전기 역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노르웨이의 초소형 고성능 전기모터 제조사인 알바인더스트리즈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핵심 구동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중견·중소기업의 기술 반격, 초소형부터 통합형까지 라인업 확대
중견 및 중소 부품사들은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로보티즈는 모든 관절에 독자 개발한 초소형 액추에이터를 적용한 로봇 핸드 'HX5-D20'을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인간의 손끝 감각처럼 유연한 힘 조절이 가능하여, 연산 부하를 줄이려는 글로벌 AI 로봇 기업들에게 효율적인 하드웨어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로보티즈는 시각 정보 없이도 물체를 파악할 수 있는 고도의 제어 기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출처=로보티즈
정밀 감속기 분야의 강자인 에스피지(SPG)는 감속기, 모터, 제어기를 하나로 통합한 일체형 액추에이터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에스피지는 개별 부품을 조립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설계 단계부터 통합 개발을 진행하여 2026년부터 휴머노이드 시장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또한 에스비비테크는 액추에이터 전용 공장 구축에 착수했으며, 뉴로메카와 하이젠알앤엠도 정부 과제와 자체 연구를 통해 관절 구동 핵심 기술 내재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품 자립화 과제 산적, 40%대 국산화율 극복이 글로벌 경쟁력 관건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낮은 국산화율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로봇 소재 및 부품의 국산화율은 40%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국내 로봇 부품 및 소프트웨어 수입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하며 해외 의존도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로봇 완제품의 국산화는 진전되고 있으나, 핵심인 구동계와 감속기는 여전히 일본 등 외산 부품이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글로벌 로봇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지금이 국내 기업들에게는 최대의 기회라고 분석합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로봇 산업의 성장을 위해 관절과 근육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의 국산화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14조 원 규모의 액추에이터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권을 확보한다면, 향후 전개될 휴머노이드 로봇 패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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